아내와 처음 떠난 유럽, 걱정 대신 추억만 가득했던 9일
솔직히 말하면, 유럽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내겐 좀 멀게 느껴졌습니다. 낯선 언어, 복잡한 이동, 빡빡한 일정, 그리고 뭔가 비싸기만 한 느낌. 거기에 패키지여행이라고 하면 더더욱… 우르르 몰려다니며 사진만 찍는 여행일까 봐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.
하지만 아내가 계속 꿈꿔왔던 유럽여행이었고, 마이유럽의 세미패키지는 좀 다르다고 하니 믿고 따라나섰습니다.그리고 결과적으로 말하자면, 이 여행은 내 편견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.
첫날 밤 파리에 도착해 에펠탑이 반짝이는 야경을 보며 아, 이래서 유럽이구나 하루하루가 새로웠습니다. 유명한 관광지도 좋았지만, 걷다 들른 빵집, 골목길, 공원 벤치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이 참 깊게 남습니다.
세미패키지는 내가 상상하던 패키지여행과는 전혀 달랐습니다. 가이드님이 동행해주되, 모든 일정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여백이 있었습니다. 이동이나 숙소는 편하게 챙겨주시고, 그 외의 시간은 우리가 주체가 되어 여행을 만들 수 있었던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.
스위스 인터라켄의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습니다. 알프스의 초록과 하늘의 파랑 사이에서 아내와 걷는 그 시간이, 아마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.
유럽이 좋다는 사람들, 패키지로 다녀왔다는 사람들, 괜히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. 오히려 이렇게 잘 짜인 세미패키지 덕분에 첫 유럽여행이지만 불안감 없이 제대로 누릴 수 있었습니다.
만약 다시 유럽에 간다면, 나는 주저 없이 또 마이유럽을 선택할 것 같습니더. 그리고 그때도 아내와 함께, 또 다른 계절의 유럽을 마주하고 싶습니다.
최문기 2025-07-2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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